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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이와 자기주장을 못 하는 아이의 차이

by 딸콩누 2026. 8. 11.

착한 아이와 자기주장을 못 하는 아이의 차이

 

아이를 키우다 보면 유난히 친구의 의견을 잘 따라주는 아이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친구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친구가 하고 싶은 놀이를 선택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쉽게 양보합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처음에는 이런 모습을 보며 “우리 아이는 참 착하고 배려심이 많구나”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비슷한 상황이 계속되면 조금 다른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집에 돌아온 뒤 “사실 나는 그 놀이 하기 싫었어”, “친구가 싫다고 할까 봐 그냥 따라갔어” 라고 이야기하거나,

친구가 부탁하는 일을 거절하지 못해 속상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친구와 잘 지내기 위해 상대방의 마음을 살피는 것은 분명 중요한 능력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계속 뒤로 미루면서까지 상대에게 맞춰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 자기주장을 강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균형입니다.

 

그렇다면 친구에게 맞춰주기만 하는 아이를 부모는 어떻게 바라보고 도와줘야 할까요?

 

친구에게 맞춰주는 아이, 정말 착한 아이일까요?

 

아이들이 친구 관계를 배워가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양보하고 맞춰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함께 놀이하려면 서로 원하는 것이 다를 수 있고, 한 사람이 원하는 것만 계속 고집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친구가 먼저 놀이를 선택했을 때 한 번 양보하고, 다음에는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모습이라면

건강한 관계를 배우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양보가 반복되면서 아이 자신의 의견이 사라지는 경우입니다.

 

친구가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물어보면 “아무거나.”
어떤 놀이를 할지 물어보면 “네가 하고 싶은 거 하자.”
친구가 규칙을 정하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대로 따르고, 친구가 싫어할까 봐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못합니다.

이런 행동이 계속된다면 단순히 ‘착한 아이’라고만 생각하기보다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친구에게 맞추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한 배려와 자기표현의 부족은 겉으로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차이가 있습니다.

 

배려하는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상황에 따라 양보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자기주장이 어려운 아이는 자신의 생각이 있어도 그것을 말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습니다.

두 아이 모두 친구의 의견을 따라갈 수 있지만 마음속에서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친구가 원하는 대로 해줬으니 잘했어”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도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말이 계속되면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좋은 아이가 되려면 다른 사람에게 맞춰야 한다’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친구의 마음을 배려하는 태도는 소중합니다.

하지만 배려는 자신을 없애는 행동이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상대방의 생각도 존중하는 것이 진정한 배려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친구에게 양보했을 때 결과만 평가하기보다 그 과정에서 아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친구가 원하는 걸 해줘서 기분이 좋았어?”
“너는 사실 어떤 놀이를 하고 싶었어?”
“다음에는 네가 하고 싶은 것도 이야기해볼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은 아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살펴볼 기회를 줍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왜 싫다고 말을 못 했어?” 라고 다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말을 못 했던 이유를 먼저 이해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친구와의 관계가 깨질까 봐 걱정했을 수도 있고, 친구가 자신을 싫어할까 두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방법을 아직 충분히 배우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행동 뒤에 있는 마음을 이해해야 그다음에 필요한 도움도 찾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못하는 이유

친구에게 계속 맞춰주는 행동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친구에게 거절당하는 것에 대한 걱정입니다.

 

아이에게 친구 관계는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학교생활이 시작되면서 또래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친구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자연스럽게 커집니다.

 

“내가 싫다고 하면 친구가 나랑 안 놀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이 있는 아이에게 자기주장을 하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먼저 느끼는 불안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갈등을 불편하게 느끼는 성향일 수 있습니다.

 

친구와 의견이 다르면 누구나 약간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아이들은 작은 의견 차이도 큰 갈등처럼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포기하는 편이 더 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때 부모가 “그냥 네가 싫다고 말하면 되지”라고 이야기하면 아이에게는 그 말이 생각보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자기주장은 용기만으로 해결되는 능력이 아닙니다.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그것을 적절한 말로 표현하고, 상대가 다른 의견을 내더라도 감당하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집에서부터 작은 선택의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오늘 저녁에는 밥이랑 국수 중에 무엇을 먹고 싶어?”

“주말에는 공원에 갈까, 집에서 만들기를 할까?”

“친구가 지금 하고 싶은 놀이와 네가 하고 싶은 놀이가 다르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이게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모가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경험은 중요합니다.

아이가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는데 부모가 매번

“그건 안 돼”,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엄마가 보기에는 이게 더 좋아”

라고 바로 수정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보다 어른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편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선택을 아이에게 맡기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안전이나 건강처럼 부모가 책임져야 하는 영역에서는 분명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다만 선택할 수 있는 부분까지 부모가 모두 결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하나 살펴볼 부분은 부모가 평소 아이의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입니다.

 

아이가 “나는 이게 싫어”라고 말했을 때 부모가 “그런 걸 가지고 뭘 그래” 라고 넘기거나,

“친구가 하자는데 그냥 하면 되지” 라고 반응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싫을 수도 있지. 그런데 친구에게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까?”라고 접근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 거절하는 법’이 아닙니다.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필요한 경우 상대방에게 적절하게 표현하는 법​입니다.

이 능력은 어린 시절 친구 관계뿐 아니라 앞으로 학교생활, 직장생활, 사회적 관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부모는 대신 해결하기보다 자기표현을 연습시켜야 합니다

아이가 친구에게 계속 맞춰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부모는 속상한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왜 싫다고 말을 못 하지?”
“친구가 너무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 아니야?”
“엄마가 직접 이야기해줘야 하나?”

 

하지만 부모가 곧바로 친구 문제를 대신 해결하려고 하면 아이가 자신의 힘으로 관계를 조절해볼 기회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아이가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거나 부당한 요구를 받고 있다면 부모와 학교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일상적인 놀이 선택이나 사소한 의견 차이까지 부모가 대신 해결할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아이가 스스로 말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상황을 역할놀이로 연습하는 것입니다.

부모가 친구 역할을 해봅니다.

 

“우리 오늘 이 놀이 하자.”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보고 아이가 대답하도록 기다려봅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표현을 요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는 다른 놀이 하고 싶어.”

“나는 이것부터 하고 싶어.”

“이번에는 네가 하고 다음에는 내가 정하자.”

“나는 그건 싫어.”

 

이처럼 짧고 간단한 문장부터 연습하면 됩니다.

 

아이에게 자기주장은 상대방을 이기는 말이 아니라는 점도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네 생각을 말하는 것과 친구를 무시하는 것은 달라.”

“친구가 싫다고 해도 네가 꼭 잘못한 것은 아니야.”

“친구와 생각이 다를 수 있어. 서로 다르게 생각해도 친구일 수 있어.”

 

이러한 말을 반복해서 들으면 아이는 의견 차이를 관계의 실패로 받아들이지 않게 됩니다.

또한 아이가 실제 생활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을 때 결과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 시도를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네가 하고 싶은 걸 이야기했구나.”

“친구에게 싫다고 말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이야기했네.”

“친구와 생각이 달랐지만 네 의견을 말해본 것은 잘한 일이야.”

 

이런 반응은 결과보다 자기표현의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게 합니다.

 

반대로 “그래도 친구랑 싸우지는 않았지?”처럼 결과만 확인하면 아이는 다시 갈등을 피하는 것을 우선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친구에게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힘이 아닙니다.

때로는 양보하고, 때로는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서로 타협하는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부모가 가르쳐야 할 기준도 여기에 있습니다.

 

“친구에게 항상 맞춰줘야 한다”가 아니라 “나와 친구의 마음을 모두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친구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날도 있고,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 날도 있을 수 있습니다.

서로 의견이 다를 때는 중간에서 타협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마음만 계속 희생되지 않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친구 관계는 작은 사회를 경험하는 과정입니다.

그 안에서 아이는 협력하는 방법도 배우고,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도 배우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도 익혀갑니다.

 

따라서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친구 관계를 대신 정리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관계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준비시켜주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해” 라는 메시지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도 네 마음을 소중하게 생각해도 돼”​ 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의 성장은 어느 날 갑자기 자기주장이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늘은 작은 선택 하나를 스스로 결정하고, 내일은 싫은 것을 싫다고 말하고,

그다음에는 친구와 의견이 다를 때 대화를 시도하는 식으로 조금씩 이루어집니다.

 

친구에게 맞춰주기만 하던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시작했다면 그것은 고집이 세진 것이 아닙니다.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함께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부모가 바라는 것도 결국 아이가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

그것이 아이에게 필요한 중요한 힘일 것입니다.